춘곡(春谷)

신상훈
신문은 소식을 전한다. 새롭고 기쁜, 혹은 슬프고 분한 세상의 갖가지 소식들을 하루하루 수집하여 담아낸다. 소식을 수집하여 글과 사진으로 풀어내는 사람들을 기자라고 하며, 그들 없는 신문은 존재할 수 없다. 기자들이 작성한 기사를 가시성과 심미성을 고려하여 구성하고 조명하는 사람들을 디자이너라고 한다. 그 신문의 시각적인 이미지를 규정하고 구독자로 하여금 읽을 소식의 순서를 제안한다. 신문의 성격은 기자들이 결정하지만 첫인상은 디자인으로 결정된다. 그러나 디자이너가 조명받는 일은 극히 드물다.

당시 미술기자라는 직책으로 동아일보에 입사한 춘곡 고희동 화백은 입사 보름만에 창간호의 디자인을 맡게 됐고 수많은 고민 끝에 고구려 강서대묘 벽화를 모티브로 가슴을 드러낸 선인의 비천상을 배치한다. 참소식을 전하기 위해 태어난 동아일보의 첫인상을 만든 것이다.
본 작업은 동아일보 창간호를 디자인했던 춘곡 고희동 화백을 조명하는 작업으로, 창간 100년이 지난 2020년에 활동하는 디자이너로서의 존경을 담았다.
아티스트의 머천다이즈 티셔츠를 작업하는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여 춘곡이라는 아티스트의 의미를 기리고, '읽는 미디어'인 신문에 디자인을 담았던 춘곡을 '움직이는 미디어'인 티셔츠에 담아 그 의미의 확장성을 넓힌다.


신상훈 THE NEWARRIVAL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the_newarrival

“갖고 싶은 것들을 만드는 사람”

전국을 유병재 얼굴로 물들인 ‘유병재 굿즈’를 비롯 G-DRAGON, 빅뱅, 블랙핑크, 위너 등 YG 소속 아티스트의 굿즈를 기획하고 디자인한 크리에이터. 현재 도티, 카피추, 장삐쭈 등 샌드박스 소속 크리에이터의 MD 기획과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으며, 베리굿즈 2019의 아트디렉터, DDP 디자인 스토어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분야를 막론하고 사람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것들을 만든다.